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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 쓰일 사진 찍기를 핑계로 함께 신문을 만드는 후배를 따라 바다낚시를 나갔다.
낚시보다는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경치를 구경하고 오리라 맘먹고 나섰다.
만석부두를 출발한 배는 작약도를 지나 영종도를 옆에 두고 낚시하는 곳까지 한시간쯤 달렸다. 인천의 연안을 따라 배가 멈춰선 곳은 송도 앞바다. 그 곳엔 바다위에 높이 솟아 있는 신영종대교의 교각이 자리하고 있었다.
바다 위에 나란히 끝이 안보일 정도로 길게 늘어선 교각들 그리고 그 다리가 끝나는 지점에서 해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아파트와 고층건물들의 공사가 한창인 송도신도시. 그 모습은 바다와 바람 그리고 푸른 섬들의 자연을 만끽하겠다고 나선 나에게 흔들리는 배로 인한 멀미보다 더한 멀미를 하게 만들었다.
갯벌을 메우고 연안을 다리와 같은 인공구조물로 채우면서 바다가 변했다고 바다에 나가시는 동네 어른들이 자주 말씀하셨다.
영종도 바지락이 줄어들고 갯벌엔 동죽이 씨가 마른지 오래란다. 그리고 물길도 바다 속도 변해버린 연안에는 예전처럼 씨알 굵은 우럭이나 광어가 드물고 고기도 잘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송도와 청라도의 갯벌과 바다를 메우고 섬에 다리를 놓고 수로를 파 바꿔버린 바다는 동네어른들이 기억하는 예전처럼 많은 물고기가 사는 풍요로운 바다는 아닌 듯 했다.
사람의 편리와 욕심을 채우기 위해 그 모양과 생태를 바꿔 놓은 바다. 지금 당장 득을 보자고 더 큰 것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 씁쓸했다.
반면 기쁜 소식도 있다. 며칠 전 찾아간 북성부두에는 작년까지 구경하기 힘들었던 꽃게가 많이 들어오고 있었다.
지나친 남획으로 씨가 마르던 꽃게가 몇 년 전부터 산란기 조업을 중단하고 보호에 나서면서 올해에야 그 효과를 봐서인지 그 어획량이 많이 늘었다고 선주들은 전한다.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자연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는 일이 우리가 사는 동네 앞바다에서 벌어지고 있다.
‘생명과 평화로운 공존’ 아니면 ‘죽음과 적대적인 파괴’, 나는 어떤 것에 더 가치를 두고 살고 있을까?
가만히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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