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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in사람」 둘째를 낳으며 
 mansuknews | 06-12-28 11:45
 
지난 11월 25일 3일 동안 진통을 겪은 뒤 우리 부부는 병원에 입원할 준비를 했다. 첫째 한길이를 제왕절개 수술로 낳았기 때문에 처음 경험하는 아내의 진통은 긴장이 되기도 하고 기대를 가지게도 했다.
병원에 12시에 도착해 간단히 진찰을 받고 아기를 낳기로 했다. 분만준비를 하기 위해 아내를 2층 분만대기실로 올려 보내고 의사는 나에게 이것저것 설명을 했다. 아내는 제왕절개 수술 후 자연분만을 시도하기 때문에 갑자기 자궁이 파열 되서 위험해 질 수 있다. 그럴 경우 바로 수술을 하게 되며 최악의 경우 아기와 산모의 생명이 위험해 질 수 있다는 설명을 했다. 그리고 내가 설명을 들었다는 확인 서명까지 하라고 했다.
의사가 한 말은 자연분만을 하기로 했을 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이었다. 하지만 의사에게 직접 설명을 들으니 순간 겁이 나고 최악의 상황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서명을 하고 올라간 대기실에서 진통하는 산모들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5시를 넘길 무렵 간호사는 진통이 심해진 아내를 분만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분만실 밖에서 기다리면서 어느 순간 아까 의사가 했던 위험해 질 수도 있다는 말이 생각났다. 하지만 밖에 있는 나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 무사히 아기가 나오기를 조용히 기도 할 뿐이었다.
초조히 분만실 밖에서 기다리길 1시간, 6시가 조금 지나서 간호사가 손을 닦고 분만실로 들어오라 한다. 분만실에는 아내가 힘주며 누워있고 두 명의 의사와 두 명의 간호사가 아이가 나오는 걸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의료진을 보며 아내의 자연분만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또 한 번 났다. 나는 아내의 머리를 감싸며 어깨에 손을 올리고 다른 손으로 아내의 손을 꼭 잡았다. 의사의 힘주라는 말에 아내는 얼굴이 빨간 것을 넘어 검어지도록 힘을 주고 있었다. 나도 저절로 몸에 힘이 들어갔다. 그렇게 몇 번을 함께 힘을 준 뒤 6시 28분 마침내 내 눈에 아기의 머리가 보였다.
아기 머리를 본 순간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이제 다 되었구나. 완전히 나온 아기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보통 막 태어난 아기는 힘차게 운다고 하는데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그런데 의사가 등을 톡톡 치자 아기는 입에서 양수를 토하며 울기 시작했다. 또 한번 안도의 한숨을 쉰 순간이다.
우는 아기를 아내 가슴에 안기자 아기는 울음을 그쳤다. 아기 얼굴은 예뻤다. 첫째 한길이는 수술 후 처음 보았을 때 얼굴이 쭈글쭈글 했었다. 아기를 아내 가슴에 놓고 의사는 나에게 가위를 주며 탯줄을 자르라고 했다. 아기의 탯줄은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이 두꺼워서 세 번의 가위질로 자를 수 있었다.
아이의 탯줄을 자르면서 비록 엄마하고 연결되었던 탯줄은 잘리지만 이제는 아이와 내가 연결되는 새로운 끈이 생기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아이를 장모님과 목욕시키면서 아기가 무사히 태어난 것 그리고 아내가 무사히 출산을 한 것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더불어 첫째 한길이도 이렇게 못 한 게 못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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