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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in사람」 "사람이 살면 무너지는 일은 없지.” 
 mansuknews | 06-12-28 11:32
 

일제시대 일본인 관리자들의 사택으로 쓰였다는 9번지 주택들

만석동에서 가장 오래된 집은 어디일까?
만석동 9번지의 집들이 골목을 사이에 두고 두산인프라코어 공장 옆 담길을 따라 나란히 지어진 때가 1957년이다.
이때 이승만 정부는 만석동의 얕은 산에 있던 움막들을 불도저로 밀어 야산을 평탄화하고, 집 지을 땅 한칸(방하나, 부엌하나)씩을 주민들에게 임대했다.
아마 이보다 더 오래된 집들이 있다면 일제시대에 지어진 집들일 것이다.

전쟁후 6, 9번지 30여채만 남아

“저기(만석동 9번지 공중화장실 옆 2층집들)가 내가 여기 왔을 때 공장을 관리하는 일본 사람들이 살던 집이라고 동네사람들이 그랬어. 내가 53년도에 만석동에 들어와서는 지금 공중화장실 자리에 있던 일본 사택 2층에 한 2년 살았다네.”
만석동 9번지에서 54년을 산 양순옥(79세) 할머니는 동네에 남아 있는 오래된 집으로 이곳을 꼽았다.
전쟁이 끝나고 할머니가 1953년에 피난온 만석동 6, 9번지엔 30여채의 집이 있었다.
모두 일제시대 일본 노동자들과 관리자들이 살던 사택으로 지금 서해빌라 앞(만석동 9번지)엔 두 줄로 나란히 일본인관리자 사택이, 만석동9번지에는 일본인 노동자들의 사택이 있었다.
“일본 관리자들이 살던 사택은 처음부터 2층이었어. 지금도 그대로지. 원래는 맞은편에 한 줄이 더 있었고 공장(두산인프라코어)안에까지 집이 있었는데, 불나고 새로 짓는다고 헐어내고 말았지.”
전쟁이 끝난 뒤 일본인 관리자 사택은 1층에는 집주인이 2층에는 피난 온 사람들이 세를 들어 살았다.
지금 모두 10여채가 남아있는 이 집들의 벽엔 시멘트가 발라졌지만 지금도 난간의 흔적이 남아 있고 대들보 사이로 흙벽이 드러난 모습도 볼 수 있다.
양씨 할머니는 1955년까지 일본인 관리자 사택 2층에 살다가 만석동에 온지 3년 만에 지금 살고 있는 집(만석동9번지)을 장만했다.
할머니가 이사한 집은 일제시대 일본인 노동자들이 살던 사택으로 그때 돈 12만 5천원을 주고 샀다고 한다.
“처음 이집 오는 사람들은 왜 이렇게 부엌이 낮은 지 궁금할 것이네. 내가 이사 올 땐 옛날 기왓장 올린 방 한 칸에 부엌 한 칸짜리 집이었어. 지금 이 자리(입식 부엌이 들어선 자리)는 아궁이가 있던 자리인데 문에서 깊이가 내 허리 만큼이나 파여 있었지.
피난 나와 나무껍질 벗겨다 때우고 살았지. 그땐 동네가 연기로 새카맸어.”
할머니 집 부엌에는 일제시대 만들었다는 계단이 파랗게 페인트가 칠해진 채 아직도 남아있다. 모두 세 칸이던 계단은 20년전 부엌을 입식으로 바꾸고 석유보일러를 놓으면서 두 칸이 사라졌다.

나무기둥에 흙벽으로 집 만들어

“여기 이 나무기둥, 이 기둥은 그냥 있는 거야. 여기 보두 그렇고. 여기 벽은 다 흙바람이 댔어. 옛날에 참대로 엮어서 다 흙 발라서 쳤드라고. 이게 좋은 거야. 겨울에 따시고 여름에 시원하고.“
할머니의 기억에 의하면, 만석동 9번지에는 일본 노동자사택으로 불리던 할머니 집과 같은 모양의 집이 모두 16채가 있었다.
8채씩 길 하나 간격으로 나란히 지어져 있었고 지금은 한 줄이 모두 사라져 집들과 빌라가 새로 들어섰다. 이런 모양의 집은 할머니집을 포함해 3채만이 동네에 남아있다.
지금 할머니의 집은 원래 집보다 더 넓어졌는데 할머니 집 뒤로 있던 사택들이 헐리고 집이 새로 들어서면서 길 쪽 벽을 헐어 집을 조금 넓히고 다락도 만들고 마당도 만들었다.
일제시대였던 1930년대 후반 조선기계공작소, 일본제분, 동양방적이 만석동에 들어선 것을 미루어 보면, 일본인 노동자들과 관리자들도 아마 그 즈음에 만석동에 들어와 살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생각해보면 지금 동네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일본인사택은 적어도 70년 가까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집이 얼마나 됐는지 내 아나. 오래됐어도 아직 까딱없어. 아무리 오래되어도 사람이 들어 살면 무너지고 하는 거 없어.”
일제시대 때 지어져 아직 남아 있는 만석동의 오래된 집에는 흙벽에 시멘트가 발라지고 그 모양은 조금씩 변했지만, 70년이 넘은 기둥과 보는 집을 지켜온 사람들의 정성과 세월을 담고 곱게 페인트가 칠해진 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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