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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in사람」 민세원씨의 싸움 
 mansuknews | 06-11-17 12:20
 
신문 만드는 일을 하다보니, 일간지나 시사잡지를 많이 보는 편이다. 만석신문을 처음 만들던 십년 전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화도진도서관에 들러 ‘신문묶음철’을 꺼내 놓고 하나하나 읽어 보곤 했다. 지금은 인터넷이 있어 그런 수고는 덜었지만, 가끔 딱딱한 의자에 앉아 신문지를 한장 한장 넘겨가던 그때의 손맛이 그리워질 때도 있다.
내가 신문이나 잡지에서 가장 즐겨 보는 기사는 ‘인터뷰 꼭지’다. 인터뷰 기사중에서도 인터뷰 한 사람의 말을 그대로 옮겨놓은 ‘일문일답’ 형식의 기사를 좋아한다.
난 기사와 함께 실린 사진을 통해 그 사람의 목소리를 상상하면서 읽는 버릇이 있는데, 그러다보면 마치 함께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한다.
최근에 읽은 인터뷰 중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주었던 사람은 KTX 열차승무지부장인 민세원(33)씨다. 그는 대한항공의 승무원으로 일해오다 올해 1월 KTX 여승무원으로 입사한 후, 현재 8개월을 넘긴 KTX 여승무원들의 싸움을 이끌고 있다.
민세원지부장을 처음 본 건 3월초 <한겨레21> 인터뷰기사에서였다. 그는 KTX 여승무원들이 실제로는 철도공사에게서 업무 지시를 받으면서도 고용은 한국철도유통(옛 홍익회)에 되어있는 ‘불법파견’을 고발하고 있었다.
여승무원들이 철도청장의 학위수여식에 ‘꽃순이’로 불려나가거나 휴일 근무를 하고도 수당을 주지 않는 등의 문제가 생겨 (자신들을 고용한) 한국철도유통에 항의하면 철도유통측은 자기들은 권한이 없다며 대꾸가 없고 철도공사는 자격이 없다며 만나주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는 담담하게 고백하듯 이런 이야기를 건넸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알아야 하는 시민의 권리, 노동자의 권리, 고용의 여러형태, 근로조건 등 노동자로서 살면서 꼭 필요한 상식을 배우지 못했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랬다. 아무도, 미래에 노동자로 살아갈 아이들에게 ‘노동자의 권리’를 알려주지 않는다. 그는 덧붙였다. “구속도 각오하고 있다. 파업은 언제나 불법이 붙고 해고와 구속 직위해제 공권력 투입이 따라붙는다.”
그는 자신의 생각에 대해 당당했다.
민세원씨를 다시 본 건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의 10월 10일자 기사에서였다. 7개월 동안 많은 일들을 겪어왔던 그는 삭발을 하고 있었고 체포영장이 발부된 수배자 신분이었다. 철도공사의 명백한 ‘불법파견’보다는 여승무원들의 ‘불법파업’만을 비난하는 무책임한 여론속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그의 심정이 궁금했다.
“투쟁을 하기 전에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산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민세원 지부장은 여기서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래야 40대, 50대가 됐을 때도 당당하게 노동자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꿈이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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