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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잊지못할, 그분들의 이야기 
 mansuknews | 06-07-06 11:13
 
만석신문엔 ‘괭이부리 이야기’라는 꼭지가 있다. 이 꼭지를 기획하던 2000년에는 만석비치아파트가 들어서고 동네가 개발 된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던 때였고 동네에 살고 있던 나이든 노인들이 한분한분 돌아가시던 때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괭이부리 이야기’는 사라져 가는 만석동을 글로 남기는 하나의 방법이었다.
그렇게 쓰기 시작한 ‘괭이부리 이야기’를 2003년부터 내가 쓰기로 하면서 걱정이 앞섰다. 그 전엔 나는 기사를 쓰면서 노인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이끌어 낼지가 걱정이었다. 하지만 그런 나의 걱정은 취재를 시작하면서 사라졌다.
기사를 쓰면서 만났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손자뻘 되는 나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해 주셨다. 삼사십 년전 이야기를 어제 일처럼 막힘없이 하는 그분들을 보고 있으면 그분들의 나이를 잊을 때도 있었다.
80살이 넘은 나이에도 일제시대와 8.15해방 때 동네 모습을 기억해 내셨던 박상규 할아버지, 박 할아버지는 지금도 만석고가 밑에서 철공소를 하고 계신다. 이제는 철거되어 없어진 신가고도로 밑에 있던 동네와 사람들 이야기를 해 주었던 김순애할머니. 김할머니와 가족들은 예전 동네와 가까운 43번지에 살고 있다.
해방 후 현대사를 살아온 만석동의 노인들에게 전쟁은 잊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9번지에 살고 있는 김매림 할머니도 전쟁에 대한 기억은 뚜렷했다. 김 할머니는 제주도에서 살았었는데 8.15 해방 후 제주도에서 있었던 사건들을 전부 전쟁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김 할머니는 다른 사람과 달리 5년 넘게 피난생활을 했다.
전쟁과 피난 생활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은 돈을 벌기 위해 할머니들을 바다로, 공장으로 내 몰았다. 2번지에 살고 있는 박순분 할머니는 집안일에 관심이 없던 남편을 대신해서 공장에 나가며 자식들을 키웠다. 박 할머니와 한 동네에 사는 양필순 할머니도 한평생을 일하면서 살아왔다. 양씨 할머니는 조선소와 아파트 공사장에서 페인트 칠 하는 일을 했는데 그 일은 젊은 남자들도 하기 힘든 일이다.
평생 일하면서 살아온 양씨 할머니처럼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그들의 인생이 힘들었던 만큼 몸이 많이 약해져 있고 아픈 곳도 많았다.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아픈 몸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과 이제는 그들이 남은 인생을 편하게 살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석동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힘들고 어려웠을 때일수록 더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들의 기억 속에 만석동은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이 살기 좋고, 이웃들 간에 정이 있어 서로 의지했던 동네였다. 그리고 동네에 대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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