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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in사람」 “그만두고 바다를 떠날 때가 된거지” 
 mansuknews | 06-07-06 11:02
 

올해 폐선을 신청했던 대인호 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땀이 베어있는 소중한 배다.

“우리 할아버지가 배 손질을 잘해서 물도 안새고 깨끗해. 우리 영감이 옛날 뗏마(나룻배)까지 해서 배를 12척을 지었어. 부두에서도 자신이 직접 만든 배를 부리는 사람도 이제 거의 없어.”
만석동 9번지에 사는 양순옥(79)할머니와 이용춘(86)할아버지의 배인 대인9호(이하 대인호)는 올해로 만든 지 20년이 되었다. 대인호는 만석부두에서 두 분의 나이처럼 가장 오래된 배중 하나다.
대인호는 오래 된 배인 만큼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그래서 이용춘 할아버지는 매일 물때에 맞춰 두 번씩 부두에 나가서 배를 살핀다. 바람이 많은 날이나 비가 오는 날이면 더욱 신경이 쓰인다.

87년 배 40척으로 인화유선 세워

1987년 만석두부 사람들은 유선허가를 받기 위해 배 40척을 함께 만들었다. 대인호는 그중 남아있는 8척 가운데 하나다. 당시 만석부두의 배들은 어선면허를 가지고 있었는데 법적으로 어선은 낚시 손님을 태울 수 없기 때문에 해경에서 단속을 했었다. 그래서 주민들은 새로 배를 짓고 ‘인화유선’이라는 회사를 세워 유선 허가를 받고 나서야 합법적으로 손님들을 태우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양할머니는 “배 지으면서 빌린돈을 5년 동안 갚았어. 하지만 단속 걱정 안하고 마음대로 손님들을 태울 수 있어 좋았지”하고 말했다.
만석부두에서 낚시가게를 하고 있는 신순임(70)할머니는 20년 전 그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그때는 바다에 나가면 고기들도 잘 물었지. 그래서 낚시하는 재미도 있었고 사람들이 그 재미에 다시 오곤 했어. 그래서 배가 없어 못 나간 사람들도 많았어.”
만석부두에서 배를 타는 사람들 중에는 낚시꾼뿐만 아니라 굴이나 조개를 캐러 다니는 아주머니들도 많다. 그리고 낚시꾼들은 주로 주말에 많이 나가기 때문에 부두의 배들은 평일에 주로 조개를 캐러 바다로 나간다. 양씨 할머니도 대인호에 조개나 굴을 캐는 아주머니들을 많이 태웠다.
“예전엔 굴 따러 저기 대부도나 영종도, 무의도 같은데 많이 다녔어. 그때는 인천앞바다 이곳저곳에 조개도 많고 굴도 많았지.”
사람들이 주로 조개와 굴을 캐던 곳은 송도앞바다와 영종도, 청라도 입구등이었다. 그리고 그곳은 유선들이 낚시꾼들을 태우고 나가서 고기를 낚던 곳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만석부두는 고기나 조개들이 예전만 못하다.
배를 타고 조개를 캐러 다니는 김태옥(54)씨는 “예전에는 청라도 앞이나 송도쪽도 다 터져 있어서 고기도 많이 잡히고, 조개도 많았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지형이 바뀌어서 모든 게 안 잡혀요. 그렇게 많던 송도 앞바다의 조개도 이제는 없고 고기도 잡을데가 없습니다”하고 불만을 터트렸다.

지금은 고기도, 손님도 줄어

바다길이 막히고 고기들이 잡히지 않자 만석부두 유선들은 고기가 잘 잡히는 곳을 찾기 위해 영흥도나 대부도 등 더 먼 바다로 나가게 되었다. 하지만 요즘은 멀리 나가도 고기가 잡히지 않아 결국 손님들도 줄어들고 있다. 대인호도 그런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3월부터 11월까지 낚시를 나가는데, 올해는 한 달에 4~5번 정도 나간 것 같아. 전에 보름정도씩 나갔었지. 전에는 단골도 많고 다른 손님도 많았는데...”
대인호에 손님이 줄어든 이유 중에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두 분의 나이가 많은 이유도 있다.
“손님들이 우리 같은 노인네들이 부리는 배는 타기 싫어해. 낚시 가서 시켜먹기 힘들다고 말이야. 그리고 작은 배보다 큰 배 타는 것을 좋아하기도 해.”
손님을 싣고 바다에 나가면 배를 운전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아침참을 준비하고 낚은 고기로 매운탕과 점심을 차리는 등 손님들의 시중을 드는 일도 중요하다.
때문에 젊은 사람들은 나이든 노인들의 배를 꺼린다.
만석부두 유어선의 선주들은 대부분 60세 이상의 노인들이다.
그분들은 젊었을 때부터 만석부두에서 낚시꾼들을 태우고 험한 바다를 누비고 다녔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기도 하고 배를 모는 게 힘에 부치기도 한다. 세월의 무게를 안고 살아온 만석부두의 나이 많은 어부들은 물이 빠진 갯벌에 정박해 있는 배들처럼 이제 바다를 떠나 뭍에 자리를 잡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폐선신청을 했는데 안됐어. 그래 올해까진 어떻게든 배를 부려 보기로 했지. 내년엔 할아버지나 나나 힘들어서 배 부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 이제 뱃일을 그만 둘 때가 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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