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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을 찾아서」 “따뜻한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mansuknews | 06-07-06 10:55
 
“방과후 교실 문을 열고 ‘학교 다녀왔습니다’하고 인사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자리에 앉자 마자 재잘 재잘 수다 떠는 아이들 모습을 보고 있으면 행복해요.”
박영미(32세)씨는 2005년부터 만석초등학교에서 방과후 지도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방과후 교실은 학교수업이 끝나고 방과후 활동을 신청한 1~3학년 아이들이 모여서 숙제와 놀이, 여러 가지 예능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공부방 같은 곳이다.
박씨는 오전 10시에 출근한다. 교실을 정리하고 아이들 간식을 확인하고 수업준비를 하다보면 12시 30분. 이 때부터 아이들이 하나 둘 문을 열고 들어오기 시작한다.

방과후 교실이 집처럼 편한 곳이었으면

“가끔 바닥에 엎드려서 공부하는 아이들을 그냥 둘 때가 있어요. 집에서 공부하는 것처럼요.”
박씨는 늘 방과후 교실이 아이들에게 집처럼 편한 곳이었으면 하고 생각한다. 그래서 방과후 교실을 진행하며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의 하나도 생활 교육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특별 활동 프로그램에 간단한 간식을 함께 만들어 먹는 요리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에게 소홀하기 쉬운 생활교육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방과후 교실에서는 여러 가지 학습능력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생활교육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모든 것의 기본이 되는 거잖아요. 함께 준비해서 나누어 먹고 정리를 하다보면 내가 뭔가 할 수 있구나 하는 성취감도 느낄 수 있고요.”
박씨는 무엇보다 아이들 마음 안에 자신감을 길러주고 싶다. 이런 작은 성취감을 얻는 과정이 차곡차곡 쌓이면, 비록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지만 아이들에게 무엇이든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길 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아이들을 대할 때도 칭찬을 많이 해주려고 노력한다.

따뜻한 마음과 칭찬이 아이를 변화시킨다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과 칭찬이 아이들을 변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것은 박씨의 고1때 담임 선생님이었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 까지 충북 보은에서 자란 박씨는 고등학교 1학년때의 담임 선생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저희들에게 무척 인격적으로 대해 주셨어요. 우리 반에 반항적인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에 대해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대하셨어요. 좋은 점을 적극적으로 칭찬하고 따뜻하게 대해주니 친구도 나중에 긍정적으로 변하더라구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박씨는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했다. 그는 아이들의 긍정적인 모습을 발견하고 칭찬과 지지를 보내는 것이 방과후 교실의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아이들은 주변 환경에 무엇보다 쉽게 영향을 받고, 감정도 들쑥 날쑥하다. 아이들과 생활을 하다보면 박씨는 때때로 아이들의 태도 때문에 감정이 상하기도하고 아이들의 부정적인 모습을 보면 피하고 싶을 때가 있다. 몇몇 아이들과 씨름을 하고 난 날은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 싶어 힘이 빠지기도 한다.
“쉽지는 않지만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도 적응하는 과정이고 저도 한 인간으로 성숙하기 위해 수양하는 거죠.”
때때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힘들어도 박씨는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즐겁다. 특히 아이들이 숙제를 하다가 말실수로 박씨를 ‘엄마 있잖아’하고 부르면 마음이 흐뭇해진다. 그는 방과후 교실 아이들에게 꿈을 갖게 해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
하지만 현실적으로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다. 현재 박씨는 1~3학년 22명의 아이들을 혼자 담당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숙제 챙기고 기본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진행하다 보면 정신이 없어 아이들을 하나 하나 돌봐 주는 게 쉽지 않다.
“방과후 교실은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부족한 기초학습능력을 키워줘야 고학년이 되어서 큰 어려움이 없는데 그게 쉽지가 않아서 가장 안타까워요. 3학년 아이들이라도 분반이 되면 훨씬 나을 텐데.”

아이들과 다양한 문화체험 해보고 싶어

그는 여건이 되면 방과후 교실아이들과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많다. 그중에서도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현장학습을 많이 해보고 싶다.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다양한 문화체험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간혹 다른 지역에서는 방과후 교실이 맞벌이 자녀들이 집이나 학원에 돌아가기 전에 잠시 머무르는 공간 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면 방과후 교실의 보호와 교육이 꼭 필요한 아이들이 혜택을 못 받는 일도 있겠지요.”
그는 방과후 교실이 실제 필요한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없는 형식적인 장소로 쓰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 방과후 교실은 꼭 필요한 아이들에게 적절한 교육과 보호를 해 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씨는 98년 결혼해 6살된 남자아이를 하나 두고 있다. “아직 엄마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시기인데 많이 못 봐줘서 아이한테 미안해요. 저희 친정엄마랑 남편이 도와줘서 일할 수 있어요.”

선생님은 아이들과 방과후교실에서 미술활동도 한다.


박씨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방과후 교실에서 자신의 아이도 함께 돌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맞벌이 부부인 박씨에게도 아이 문제는 가장 큰 걱정거리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부모님들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동안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하는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공부도 하고 생활도 나누는 따뜻하고 안전한 곳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지 알기 때문에, 박씨는 오늘도 방과후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이들 하나 하나를 ‘엄마처럼’ 맞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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