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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in사람」 “굴막에서 굴만 까나? 구청에서 직접 와서 봐야 혀” 
 mansuknews | 06-06-01 13:53
 

구청에서 만든 굴막이 주민들과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자물쇠로 굳
게 닫혀있다.

2006년 1월, 만석동 주민자치회관 다목적실에서는 만석동 43번지 굴막에 대한 두 번째 협의가 열렸다. 주민들과 구청의 사용기간에 대한 의견이 달라 협의가 무산된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다목적실 안에는 몇몇 굴막 주민들이 자리에 앉아 협의를 기다리고 있다. 협의하기로 약속한 시간이 다가오면서 얼마 전 교통사고를 당해 몸이 불편하다는 주민까지도 다리를 절면서 다목적실로 들어왔다.
약속한 시간에서 10여 분이 지나고 구청 담당자 2명이 다목적실로 들어와서 협의는 하지 않고 계약에 관한 설명을 시작한다.

동구 “6개월만 사용허가”

“사용기간에 관한 것은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굴을 까는 기간(9월~3월)에만 사용을 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문을 잠그고 열쇠를 저희에게 반납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담당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다목적실 안은 술렁거린다.
한 주민이 “지난번하고 전혀 다른 게 없잖아요. 계속 같은 이야기만 하면서 무슨 협의를 할 수가 있어요?”하고 묻자 담당자들은 “저희가 상의한 결과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 문제는 양보할 수 없습니다. 아무튼 오늘 제비뽑기를 하고 계약하실 분은 하시고, 그렇지 않은 분들은 어쩔 수 없습니다.”
주민들과 담당자들 사이에 몇 분간의 설전이 오가고 주민들은 결국 한 사람도 계약을 맺지 않은 채 다목적실을 떠났다.
구청에서 나온 담당자들은 “그러면 올해 9월쯤 다시 계약을 하겠다”며 “그 동안 우리가 양보를 많이 했지만 주민들이 자기 주장만 내세우고 양보를 하지 않는다”며 얼굴을 붉히고 자리를 떠났다.
두 번째 협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결국 구청에서 지은 굴막은 여전히 사용하는 사람이 없는 무용지물이 되었다.
지난 5월 13일 만석신고가 아래에 있는 굴막을 찾아가 보았다. 신고가 밑에는 지난 1월에 구청에서 지은 굴막 옆으로 주민들이 나무와 천막으로 새로 지은 굴막들이 나란히 서있다.
구청에서 지은 굴막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주민들은 일을 하기 위해 그 주변에 예전 같은 굴막을 다시 짓게 되었다.
굴막에서 일을 하던 한 주민은 “결국 이렇게 굴막을 지어서 예전이랑 똑같아졌잖아요. 저기 들어가게 되면 여름철에는 일을 할 수도 없고, 2008년에 이 자리로 도로가 생기면 대체부지 요구도 못하고 나가야 된데요. 그나마도 매년 사용할 때마다 6개월 단위로 계약서를 써야 되니 누가 그런 것들까지 다 참고 들어가고 싶겠어요? 여기다 돈 들여서 이렇게 새로 지었는데”하고 말했다.

마늘일은 1년내내 하는데..

동구청에서는 “다른 지역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사용 기간을 9월에서 3월까지로 한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지난 1월 두 차례의 협의가 무산된 이후 주민들과 대화를 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
지난 해 초 굴막의 철거계획이 알려지면서 굴막 주민들은 대체부지 마련을 위해 구청과 시청을 찾아다녔다. 그 결과 지난 해 2월 인천시행정부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굴막을 대신할 장소를 새로 마련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주민들이 오랜 기간동안 구청과 시청을 다니며 굴막의 대체부지를 요구한 이유는 굴막이 주민들의 생계를 유지하는 터전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굴을 까는 일을 하는 탓에하‘굴막’이라 불리는 것뿐, 사실 그 곳에서는 마늘을 까서 생계를 유지하는 노인에서부터 배를 타고 섬에서 잡아온 바지락을 까서 팔고, 북성부두에서 잡아온 생선을 파는 등 다양하게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굴막에서 마늘을 까는 일로 생활을 하는 한 할아버지는 “마늘은 1년 내내 하는 일인데 6개월만 사용하라는 것은 6개월 동안은 일해서 살고, 나머지 6개월은 죽으라는 이야기냐”며 “이곳에 와서 우리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직접 봐야 한다”고 말했다.
43번지에 새로 지은 굴막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구청과 주민들 사이에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있는 ‘협의’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주민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시의 예산을 들여 지은 건물이 다른 지역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할 우려가 있어 사용을 못하고 있다면, 동구는 ‘예산낭비’라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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