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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제대로 된 봉사활동은 없을까?” 
 mansuknews | 04-10-07 13:02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봉사활동은 대부분 환경을 정리 하는 것이다.

개학이 가까이 다가오면 중·고등학생들은 밀린 방학숙제를 하듯 미뤄두었던 봉사활동을 해치웁니다. 7차교육과정이 시행되면서 1년에 20시간을 실시해 내신성적에 반영하는 봉사활동에 대한 중학생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봅니다.

상구 내가 개학하기 전날 경로당으로 봉사활동을 갔었잖아. 그런데 거기서 시간 써주는 할아버지가 친구네 할아버지인거야. 그래서 청소는 15분 했는데 6시간동안 한 걸로 써주시더라고... 나랑 같이 갔던 애들이 내 덕 좀 봤지.
지수 진짜? 그게 무슨 봉사활동이야. 나는 화도진도서관에서 진짜 힘들게 책 정리 했는데. 거기는 쉬지도 못하게 해.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데 잠깐 앉아 있으려고 하면 '할 일 없니?' 이러면서 '여기 이 책들 가, 나, 다 … 순서대로 꽂으면 되잖아' 이러는 거 있지. 다 하고 났더니 별로 봉사활동을 한 것 같지도 않더라. 힘은 무지 많이 들었는데도 전혀 보람이 없어.
동호 그래? 나는 처음 해봐서 그런지 봉사활동 한 것 같던데.
지수 넌 어디서 했는데?
동호 파출소에서 청소하는 거. 아저씨가 청소하는 시범 보여준다고 바닥을 막 닦더니 나더러 닦으래. 그래서 좀 닦았더니 아저씨가 '아까 왔던 애들이 너무 깨끗이 해서 할 게 없다' 그러더니 가래. 그리고 6시간 써줬어.
상구 봉사활동 할 때 동사무소는 가지마. 동사무소 되게 약았어. 내가 지난번에 동사무소에서 봉사활동을 했거든? 거기서 2시간 동안 유리창 다 닦고, 바닥도 마포걸레로 다 닦았는데 시간을 2시간 밖에 안 써주는 거야.
지수 너는 약았다는 기준이 뭐야? 봉사활동을 2시간 했는데 확인서에 2시간 써 줘서 약았다고? 그게 당연한 거지.
상구 아니야, 내 친구들은 아빠가 파출소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봉사활동 하나도 안 하고도 20시간씩 받아오는 애들 많아. 이번에 갔더니 걔들이 내 것까지 다 받아왔었다니까.
지수 하긴... 우리 반에도 부녀회 같은데 아는 사람 있으면 그렇게 하더라.
동호 나도 원래 친구네 아빠가 파출소에 전화해서 10시간 써준다고 해놓고. 6시간 밖에 안 써 준거야. 완전 사기지.
상구 그리고 봉사활동은 거의 청소하는 거 밖에 없는 것 같아. 가서 대충 청소하고 있으면 됐다고 가라고 그래.
동호 맞아, 그리고 우리가 봉사활동 하러 갔더니 아저씨가 좀 귀찮아하는 것 같더라구.
지수 당연히 귀찮지. 우리가 가서 뭘 할 수 있는 게 있냐? 그렇다고 그냥 보낼 수 없으니까 사고가 생기지 않을 만한 일을 만들어서 시키는 거지. 그렇게 생각해보면 우리한테 시킬 수 있는 일이 청소 밖에 없지.
상구 학교 같은 데서 신청해서 하는 것도 있잖아. 상협이 형은 3학년 때 '금연 마라톤'이라고 12㎞ 뛰어서 5시간 받았다던데.
지수 그것도 완주해야 주는 거야. 그리고 그 오빠 마라톤 하는데 '힐리스'(바퀴달린 운동화)타고 가는 애도 있었데. 그게 무슨 봉사냐? 그렇게 대충 하고 시간만 받는 거지.
상구 그럼 어떻게 해. 그렇게라도 안하면 봉사활동 점수 안 주잖아.
동호 맞아.
지수 그게 웃기잖아. 봉사활동이라고 해놓고, 시간 정해주고, 그걸 또 점수로 매긴다는 거 아냐. 봉사활동으로 점수를 준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지.
상구 그러니까 나처럼 대충하는 애들이 많지. (웃음)
지수 그렇지, 너같이 시간만 대충 채우는 애들이 많은 게 사실이지. 그렇다고 다 그런 건 아니야. 내 친구는 학교 선생님이 소개시켜 줘서 장애인들이랑 같이 일하는 곳 갔다 왔대. 거기가서 이야기도 하고 같이 일도 하고 되게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아~ 나도 아기들이 모여 있는 시설 같은데 가서 한 번 해보고 싶다.
동호 그런 곳은 가기 힘들지 않아?
상구 맞아, 우리끼리 그런 시설은 가지도 못 해. 한 번 갔다 오면 애들이 보고 싶다고 울고불고 난리를 친다고 그러더라. 그런데 봉사활동 하러 온 애들은 다시 온다고 약속하고 안 오는 일이 많아서 아예 못 오게 한다던데? 책임감이 없다고. 하긴 1년에 20시간만 하면 되는데 누가 거길 계속 가겠어?
지수 그러니까 봉사활동은 하고 싶은 애들만 하면 얼마나 좋겠냐? 그러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을 것 같지 않아?
상구 그리고 진짜 봉사활동답게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야지. 갈 때마다 청소만 시키는 곳 말고.
동호 1년에 20시간이라고 정해 놓은 것도 없앴으면 좋겠어. 어차피 다 시간만 채우는 건데 그런 걸 왜 하나 몰라.
지수 그럼 이렇게 하면 되겠네. 봉사활동 시간 다 없애고, 하고 싶은 애들만 모여서 하는 거야. 그러면 준비도 할 수 있고, 꾸준히 갈 수도 있고, 그럼 나도 해보고 싶은 봉사활동을 할 수 있을 거 아냐.

아이들은 진짜 봉사활동을 원합니다. 아이들에게 지금까지처럼 ‘필요 없는 일을 만들어서 하는’봉사활동은 정해진 시간을 채워야 하는 ‘일’이상의 의미를 갖기 힘들어보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점수를 따기 위한 활동이 아닌 봉사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 필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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