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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사회생활 힘겹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 
 mansuknews | 02-06-28 14:46
 
성민 동네가 참 많이 변한 것 같아. 나는 옛날 우리 집에서 살았으면 좋겠어. 너희들 알지. 불났던 데. 어떤 사람은 만석동에 산다고 하면 무시하기도 하는데 나는 그래도 그때가 좋았던 것 같애.
영희 동네에 아파트가 생기고 그러니까 더 답답해지고 정감이 없어지는 것 같아.
인석 골목에서 형들이랑 같이 놀고 그랬던 때가 좋았는데... 이제는 동네에 우리 또래도 별로 없는 것 같애.
영희 벽이 좀 허술하고 나무로 만들어졌어도 그런 동네가 사람 사는 분위기가 났었는데. 옆집 사는 사람도 알고... 아파트는 그런 게 없는 것 같아서 별로 안 좋아.
광혁 너희들 학교 졸업하고 성인이 되니까 어떠니?
성민 저는 고3때 학교에서 실습으로 남동공단에 일을 다녔잖아요. 그때 진짜 힘들었어요.
인석 맞아. 그 때 네가 나한테 맨날 힘들다고 그랬잖아.
영희 나도 히터랑 선풍기 만드는 공장에서 라인 작업했는데 정말 힘들더라... 사장들은 다 그런 거 같아. 갓 졸업해서 취업한 우리가 나이도 어리고, 돈도 조금 줘도 되니까 부려먹기 쉽잖아. 그래서 그런지 일을 이것저것 막 시켜. 그리고 내가 직접 돈 벌어서 써보니까 돈을 함부로 쓰지 않게 되더라. 학교 다니면서 용돈 받아쓰는 거하고는 확실히 달라.

“직접 돈벌어보니 쉽게 쓰여지지 않아”

성민 내가 다녔던 회사는 양수기 회사였는데 그때 가뭄 때문에 한참 난리였잖아. 그래서 잔업을 날마다 8시, 10시까지 하고 그랬는데... 그렇게 일 시키면서 저녁도 주지 않고 빵으로 끼니를 때웠어. 그때 너무 힘들어서 하루 빠졌는데 월차로 처리해 주지도 않아서 이틀치 돈이 깎였어.
영희 심하다. 하긴 나는 공장에서 새벽 3시까지 잔업 했는데 알아서 택시 타고 가라고 그러더라.
성민 그것보다 내가 회사를 그만 둔 결정적인 이유가 뭔지 알아? 12월 31일날 일 끝내고 집에 가는데 대리가 우리보고 '내일도 나와서 일해라'고 하잖아. 그래서 그만 둔다고 그랬지.
인석 일 다니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냐?
성민 완전히 로봇이 된 느낌이지. 하루 종일 똑같은 동작만 하니까 단순해지고, 몸도 이상해지는 것 같애. 오죽했으면 그 때는 아침에 출근하는 버스에서 차라리 사고라도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니까.
영희 우리 나라가 자본주의잖아. 자본주의는 딱 그거야 돈 없으면 참아라. 억울하면 돈벌어서 사장해라. 그런데 요즘은 막 화가 나. 나는 시간당 3,300원 벌기 위해서 있는 힘, 없는 힘 다 쓰면서 일을 하는데, 대통령 아들이라는 사람이 돈을 받았다고 할 때 막 때려주고 싶더라고.
성민 그래. 맞아. 우리는 하기 싫은 일도 해야 되는데...

억울하면 돈 벌어서 사장해라?

영희 그 뿐이냐? 나는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월급도 못 받았어. 그 회사 부도났거든. 그 돈 받으려면 소액재판을 걸어야 한다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그냥 포기했어.
인석 진짜 억울하겠다. 적은 돈도 아닐텐데...
성민 나 이번에 새로 다니는 회사는 처음 들어갔는데 물어보더라고. 월급에서 세금을 낼 건지 안 낼 건지. 세금을 안 내면 받는 돈은 많아지는데 고용보험 같은 건 가입이 안 된데. 그래서 그냥 세금 내겠다고 그랬어. 그런데 내 월급에서 세금을 5만원 정도나 내더라.
영희 그래도 그게 낫지. 고용보험에 있는 돈은 나중에 돌려 받을 수 있는 거잖아.
인석 그래. 국민 연금도 좀 꼬박꼬박 내고 그래라. 지금 국민 연금이 바닥 났다고 그러잖아. 사회복지과 학생으로서 걱정된다. (웃음)
성민 이제 조금 있으면 군대도 가야하는구나. 군대 가기 전에 기술이라도 좀 배워야 할 텐데.
영희 나는 방위산업체에 가려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억울하잖아. 돈 있고, 빽 있는 사람은 군대에 안 가는데 정작 돈 벌어야 하는 우리만 군대에 가니까 말이야.
성민 내가 다니던 회사가 방위산업체였잖아. 그런데 그 사람들도 되게 힘들게 일하던데... 그건 그렇고 인석이 너는 군대 안가냐?
인석 나는 학교가 전문대라서 1년만 다니고 군대에 가는 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졸업하고 가려고. 아무래도 공부하는 것도 끊길 것 같고.
성민 나도 학교 다니고 싶다. 고등학교도 2년만 다니고 현장실습을 나가서 그런지... 안 그래도 지금 회사에서 6개월 다니고 산업체 전형으로 한 번 도전해 볼 생각이야. 지금 생각해보면 한 가지만 꾸준히 하지 않고 이것저것 한 게 좀 창피하다.
영희 창피할 일은 아니지. 우리는 아직 젊으니까 많은 경험을 해보고 앞으로 할 일을 결정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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